[카디] 김종인 도경수 01 B

 

01

 

“김종인, 너 쟤 알아?”

 

창문 밖으로 찬열이 손을 뻗었다. 긴 손가락 끝에 가리키고 있는 것은 남자아이였다. 몰라. 무관심하게 다시 노트에 눈을 돌린 종인이 찬열에 의해 다시 밖을 보게 되었다. 미친, 좀 제대로 보라고. 존나 이쁘지. 찬열이 아이를 불렀다.

 

“야, 도경수!! 어제 좋았냐? 오빠 테크닉 어땠냐?!”

“이런 미친.. 박찬열 시끄러..”

 

찬열이 더욱 창문으로 머리를 들이댔다. 아이는 찬열을 힐끗 보더니 그대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 씨발, 존나 튕기고 지랄이네, 씨발년이. 찬열이 다시 창틀에서 내려왔다. 도경수, 도경수.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인데. 종인이 노트에 도경수. 라고 적었다. 물리한테 공책에 낙서했다고 존나 맞아 터지고 싶냐, 너.

 

“너도 쟤랑 잘래? 쟤 테크닉 존나 쩔어.”

“쟤 누구였지. 나 들어봤는데.”

“아, 김종인 이 씨발놈아. 사람이 말을 할 땐 좀 제대로 들어쳐먹으라고! 쟤 내가 아다 따먹은 년이잖아.”

 

아, 그랬었지. 종인이 ‘도경수’ 이름 석자를 지우고 볼펜을 들었다. 그딴 년 먹기 전에 골빈년을 수백번 더 먹겠다, 미친 게이 새끼.

 

“도경수, 니가 따먹어서 학교 공식 걸레 된거였냐?”

“세훈아 알았으니까 입 좀 다물지?”

 

세훈은 의리없는 것. 하면서 햄버거를 하나 물었다. 종인이 들고 있던 콜라를 마셨다. 너네 왜 요즘 걔 말 많이 하냐. 찬열이 약한 나무를 하나 밟고 벽돌 위에 올라탔다. 아나 씨발, 담탱은 존나 이거 먹고 온다니까 외출증도 안끊어주고 씨발. 세훈이 뒤이어 나무를 밟았다. 종인도 콜라 캔을 찌푸려뜨리고 나무를 올라가려고 나뭇가지를 밟았다. 어? 도경수. 오빠 보고 싶었어? 찬열의 목소리가 들렸다. 경수야, 나한테도 뒤 대주면 안돼? 세훈의 목소리도 킥킥 거리면서 들렸다. 위에서 본 도경수의 머리통이 둥그스름 했다. 걸레새끼. 담에서 뛰어내렸다.

 

“......”

“나한테도 한번만 대주면 안돼, 경수야?”

“오세훈 그냥 꺼져. 너 다음시간 학주잖아. 박찬열 가자.”

“아 씨발, 김종인 진짜. 애기야 우리 오늘 끝나고 보자.”

 

더러운 게이새끼들. 종인의 손이 저절로 주먹이 쥐어졌다. 뒷통수의 느낌이 간질간질했다. 뒤를 돌아보니 그 동그란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입이 움직였다. ‘고마워’. 종인은 다시 뒤를 돌았다.

 

여전히 사내들의 화제는 도경수였다. 쉬는 시간마다 종인에게 찾아오던 찬열과 세훈은 교무실에서 열심히 깜지를 쓰고 있었다. 할 일도 없는데 창고나 가서 담배나 필까. 가방을 뒤적여 담배를 찾은 종인이 체육창고 쪽으로 향했다. 창고는 학교 뒤편으로 가는 곳에 있었다. 어두침침해서 섹스할 때도,

 

“하, 도경수..”

“으응, 준면, 아..”

 

좋을 텐데. 점차 창고로 다가갈수록 신음소리가 짙어졌다. 김준면 목소리. 도경수? 이 새끼는 맨날 떡쳐? 창고 문을 세게 열었다. 초록색 매트 위에 나신이 된 둘이 얽혀있었다. 김종인? 문이 열리는 소리에 김준면이 반응했다. 도경수도 아래에서 종인을 바라보고 있었다. 씨발. 이 텁텁한 기분은 뭘까. 입안이 메스꺼워지는 느낌이었다. 담배를 다시 구겨넣고, 창고를 나갔다.

 

도경수가 뭐라고 지금 내가 이지랄을 하고 있는 건지. 방금도 그랬다. 사회시간인데 노트 펴놓고 도경수. 도경수만 적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자신을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돌아도 단단히 돌았네, 김종인. 나한테 도대체 뭘 바라는 거냐, 도경수. 아, 씨발. 담배 땡긴다. 찬열이 뒤에서 자꾸 부시럭대며 웃었다. 개새끼가 드디어 미쳤구나, 하면서 뒤를 도는데 핸드폰 가지고 놀고 있었다.

 

“너도 봐라, 김종인. 존나 예술 아니냐?”

 

찬열이 보여준 사진은 경수의 나체 사진이었다. 도경수. 세훈도 옆에서 껴들며 웃었다. 얜 이런거 찍혀놓고도 쪽팔리지 않대? 아니, 모르게 찍은 거야. 찬열이 낮게 웃었다. 세훈도 웃었다. 그러나 종인은 웃지 못했다. 그대신 찬열에게 죽빵을 먹였다.

 

“아, 씨발놈!”

“야, 이 개새끼야.”

 

사회선생은 당황해서 아이들을 중재하려 했지만 만만치 않았다. 피를 교실바닥에 툭, 하고 뱉은 찬열이 종인에게 본격적으로 달려들었다. 야, 이 미친 새끼들아! 세훈이 옆에서 말렸다. 그러나 이미 핀치가 나가버린 두 남고생을 말리기엔 세훈의 힘이 부족했다. 사회선생이 종인과 찬열을 데리고 교무실로 향했다. 미친. 세훈이 욕을 내뱉고 사회선생을 뒤따라 갔다.

 

“너희 미쳤니? 그때 왜 싸운건데, 말해 봐!”

“..........”

“너희가 그런다고 해서, 너희 벌이 줄어드는게 아니잖, 야, 박찬열!”

 

씨발. 박찬열이 욕을 내뱉고 교무실을 나갔다. 변백현도 존나 고생이다. 저딴 새끼 제자로 둬서. 백현이 일어나서 찬열을 잡으러 갔다. 김종인, 너도 튀면 죽는다, 내일. 백현이 나갔다. 아, 씨발. 존나 박찬열 죽빵 날린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왜 죽빵을 날렸지? 박찬열이 도경수 도촬해서? 교무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대걸레를 든 동급생이 와서 발바닥 아래를 쳐다보았다. 아, 개나소나 기분 좆같이 하네. 발을 치우려는데 얼굴이 낯익다.

 

“......발, 들어줘.”

“도경수.”

“발.”

 

대걸레를 자꾸 들이미는 경수 때문에 종인은 발을 치웠다. 대걸레로 바닥을 훔치고 지나가는 경수의 팔을 종인이 붙잡았다. 김종인, 손. 너 내이름도 알아? 경수가 입술을 깨물었다. 경수를 억지로 자신 옆에 앉힌 종인이 경수만 듣게 속삭였다. 도경수, 니 후장에 내 좆도 넣어도 돼? 얼마 주면 할래? 5만원. 경수가 무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맨날 이런식으로 애들이랑 섹스해? 팔 놔줘, 김종인. 종인이 경수의 팔을 놓아주었다. 청소 끝나고 우리 반으로 와. 우리집가서 하자.

 

아 씨발, 삼십분을 기다려도 안오냐, 변백현. 도경수 반에서 기다리겠다. 선생을 존나 씹고 있는데 들어온 세훈이 의자에 앉아있는 종인에게 말했다. 변백현 박찬열 때문에 넌 내일 두고 보겠대. 이응. 자리를 털고 일어난 종인이 교무실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세훈이 뒤따라 나왔다. 반으로 올라가는 내내 세훈 혼자 떠들었다. 박찬열 입 다 터졌다, 미친놈아. 아 씨발, 왜 우리 반은 4층이야. 3층 반을 올라가자 세훈이 짐짓 심각한 표정으로 변하고 종인을 붙잡았다. 미친, 놔라 오세훈.

 

“너, 도경수한테 무슨 감정 있어? 우리가 도경수 얘기만 하면 그렇게 감정적으로 폭발하잖아. 말해봐, 김종인. 나 너 불알 친구야, 박찬열도 그렇고.”

“허구언 날 그 새끼 말하는게 웃겨서. 걔가 여자애들보다 조임이 좋다며, 나도 오늘 그래서 한번 먹어보려고. 그럼 내 감정을 깨달을 수 있겠지.”

 

세훈은 계단에서 멈추어 섰다. 김종인, 저 미친 새끼. 종인이 계단을 올라 2학년 6반 교실 앞으로 갔다. 도경수가 앞문 앞에 서 있었다. 가자. 종인이 경수의 어깨에 팔을 걸쳤다. 지분지분 내려오는 손가락에 경수가 하지마, 라고 작게 말했다. 아까 이미 합의 봤잖아, 하기로. 그건 집에서잖아. 종인이 그런 경수의 반응에 낮게 웃었다. 꼴에 남시선 눈치 보고 그런다니, 어이도 없다.

 

“걸레 주제에 그런건 신경이 은근 쓰이나보다?”

“신경쓰이니까 그만 만져, 아..”

 

순간 튀어나온 신음에 경수가 고개를 더욱 숙였다. 이 모든게 박찬열이 나에게 너를 소개 시켜 주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라, 도경수. 종인이 경수를 끌고 빨리 교문을 나섰다.

 

현관에 들어선 순간부터 서로의 옷을 벗고 서로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뒤이어 침대. 라고 짧게 말하는 경수에 의해 종인은 침대쪽으로 경수를 눕혔다. 경수가 입고 있는 교복 조끼를 벗기고 회색 바지도 벗겼다. 흰 몸 여러 구석구석에 빨간색의 자욱이 있지만 지금와서 그만 둘 생각도 없었다. 경수 역시 종인의 셔츠를 벗겼다. 그리고 입을 맞추었다. 경수의 머리가 침대에 눌렸다.

 

“으, 하으.. 살살, 김종인...”

 

처음부터 배려따윈 없었다. 어차피 도경수 몸도 이미 김준면 덕분에 풀어 있을터이고, 항상 오세훈이나 박찬열 같은 애들이랑 몸을 섞었을 테니까. 그래도 안은 뜨겁고, 뻑뻑했다. 추삽질을 하면서 경수의 어깨에 키스마크를 남긴 종인은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갔다. 경수는 그런 종인을 끝까지 받아들였다. 하으, 종인, 김종인.... 끝날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던 종인은 경수의 귀에 속삭였다.

 

“내 이름 계속 불러.”

“종인... 김종인, 아읏, 하, 앗, 종인아, 앗!”

 

경수가 하얀 액체를 뿌렸다. 뒤이어 경수의 안에 따뜻한 기운이 퍼졌다. 하, 하.... 경수의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런 것도 야시시해서 종인은 그위를 다시 한번 더 빨갛게 새기고 싶었다. 경수의 위에서 내려오자 고운 두 손이 흰 시트를 꼭 붙잡고 있었다. 새하얗게 핏줄까지 돋은 경수의 손 위에 종인의 손이 올라갔다. 너 손 망가진다, 그렇게 꼭 잡지마. 경수가 종인의 눈을 바라보다가 입을 맞추었다.

 

“돈은, 안 받을게.”

 

경수가 옷을 들었다. 하얀 상체 위로 하얀 와이셔츠가 걸쳐졌다. 꿋꿋이 입술을 깨물어가며 울음을 삼키는 듯한 경수가 교복바지를 들어올렸다. 침대에 앉아서 바지를 입고 가방을 집은 경수가 팬티만 입고 있는 종인을 바라보았다.

 

“돈.”

“안 받을거야.”

“왜 안받아. 이러면 너 진짜 걸레같잖아.”

“...김종인..”

 

경수가 가방을 들어 어깨에 맸다. 종인은 경수의 어깨에 남아있는 키스마크를 찾는 듯 어깨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잠시 가만히 있던 경수가 다시금 입술을 깨물었다. 야, 입술 깨물지 마. 종인의 무심한 말에 경수가 큰 눈을 굴리며 말했다.

 

“니 친구가, 나 걸레로 만들었잖아.”

“..도경수.”

“나 따먹은.. 네 친구한테나 뭐라고 해.. 나 걸레 맞으니까..”

 

경수가 현관에서 신발을 신었다. 종인이 뒤따라 나갔지만 유난히 작아보이는 등에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경수가 현관문을 열었다. 찬 바람이 경수의 볼을 때렸다. 시리다.. 김종인, 갈게.. 경수가 절뚝절뚝 거리면서 걸었다. 종인의 귀에 자꾸만 경수의 말이 떠올랐다. ‘나 걸레 맞으니까’. 박찬열... 종인이 입술을 깨물었다.

 

찬열은 그 날 일을 기억 못하는 듯 종인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종인도 그랬다. 다시 친한친구처럼 되돌아간 듯 보인 그 둘의 이상함은 세훈만 알 수 있었다. 서로서로를 견제하는 듯 한, 그런 느낌. 아, 나 어제 도경수 먹었다. 종인이 말을 내뱉었다. 찬열은 잠시 움찔했다가 그래? 하면서 맞받아쳤다. 어, 니 말대로 조임이 좋더라. 종인이 먼저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세훈도 찬열을 바라보다가 아, 김종인. 하면서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 씨발새끼.”

 

찬열이 머리를 흐트러뜨렸다. 자신의 혼란스러운 마음이 무엇인지는 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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